01 갇힌 새
세상은 그대 눈물 사이로 떨어진 불빛
한참을 꿈결처럼 난 네 곁에서 그 표정을 쫓아, 가만히
새들도 모두 떠나버리고 남겨진 도시
그대도 길을 잃었나 또 한참을 그 궤적을 쫓아, 멍하니
따스한 곳이 필요했던 거야
내 등에 미약한 온기가 있다면, 기대봐
가시 많은 숲을 홀로 지나가는 겨울새처럼 부탁하렴
너의 수줍은 듯한 눈으로
가시 많은 숲을 홀로 지나가는 겨울새처럼 얘기하렴
너의 수줍은 듯한 미소로
그 미소로
가시 많은 숲을 홀로 지나가는 겨울새처럼 부탁하렴
너의 수줍은 듯한 눈으로
가시 많은 숲을 홀로 지나가는 겨울새처럼 얘기하렴
너의 수줍은 듯한 미소로
가시 많은 숲을 홀로 지나가는 겨울새처럼 부탁하렴
너의 수줍은 듯한 눈으로
가시 많은 숲을 홀로 지나가는 겨울새처럼 내게 오렴
너의 수줍은 듯한 미소로
세상은 그대 슬픔 사이에 갇혀진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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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성야
버림받은 세상 안에도 아득히 자리하는 하얀 눈꽃의 향기는
아물지 않아요, 그 상처도
진한 한기, 얼마큼 가져와 줄래
또다시 멀리서 울린 새벽종의 소리
아픔을 먼저 깨운 밤의 비밀은 여기
돌아보지 않은 거리에 가득히 자리하는 하얀 눈꽃의 생명은
머물지 않아요, 그 환희도
지난 온기, 얼마쯤 가져와 줄래
또다시 멀리서 울린 새벽종의 소리
아픔을 먼저 깨운 밤의 비밀
때론 포근하게, 고요하게 비치는
다정하게, 아늑하게 덮치는, 이 밤
이 밤, 이 밤
다신 다가오지 않을 만큼 멀리 보일지는 몰라도
점점 더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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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잠든 밤, 깨어있던
푸른 가지 너머로 잔비를 뿌리듯 퍼져가는 달빛 사이로
하나 둘 번져가는 낯익은 풍경 속 스쳐 가는 너를 느끼고 있어
누구보다 길었던 찬 호흡 속에서 숨겨왔던 작은 노래는
닿을 길이 없어 잠시 멈춰 섰던 곳, 흐려지는 너를 느끼고 있어
어떻게 해도 너에겐 닿을 수가 없어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해도 너에겐 닿을 수가 없어
아무리 노력해도
머리 위의 별빛은 내 눈을 씻기고 반짝이는 개울마저도 말을 걸어
오래도록 이어진 오늘 밤만큼은 이 작은 노랠 들려주고만 싶어
어떻게 해도 너에겐 닿을 수가 없어
아무리 노력해 봐도
어떻게 해도 너에겐 닿을 수가 없어
아무리 노력해도
나 홀로 지켜왔던 이곳에
잠든 밤, 깨어있던 이 노래
나 홀로 지켜왔던 이곳에
잠든 밤, 깨어있던 이 노래
잠든 밤, 깨어있던 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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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흐르는 방
이 어둠은 어디로 가나, 어딘가로 쓸려서 가나
달빛 맞아 투명한 도로 위로 흘러서 가나
이 어둠은 어디로 가나, 어딘가로 숨어서 가나
사람 없어 고요한 건물 틈에 흩어져 가나
너에게 할 말이 많은 것처럼
이 밤도 가까워진 내게 말 걸며 잊혀진 기억들을 들추어 내내
너에게 할 말을 잃은 것처럼
이 밤도 멀어지는 내게 등돌려 뚜렷한 기억들을 몰아서 가네
이 방엔 빛도 밤도 이내 사라져
이 마음은 어디로 가나
너에게 할 말이 많은 것처럼
이 밤도 가까워진 내게 말 걸며 잊혀진 기억들을 들추어 내내
너에게 할 말을 잃은 것처럼
이 밤도 멀어지는 내게 등돌려 뚜렷한 기억들을 몰아서 가네
이 어둔 방에 심은 푸른 빛처럼
이 어둠 밤이 심은 푸른 별처럼
이 어둔 방에 심은 푸른 빛처럼
이 어둠 밤이 심은 푸른 별처럼
더 멀리 떨어져
더 멀리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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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조금 더 확실히
지금 서 있는 이곳 어디에서도 너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빌딩 사이로 스친 여린 달빛이 너를 꼭 잡고 있어
조금 서둘러 나를 용서했다면 우린 함께 할 수 있었는데
모두 흩어져 버린 텅 빈 거리만 나를 꼭 닮아 있어
가만히 또 나의 마음 설레게 한 너인 듯
소설 속에 나타난 작은 은유보다도
조금 더 확실한 의미로
내 삶 속에 다가와 줄래요
지금 서 있는 이곳 어디에서도 너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부둥켜안은 나의 작은 맘으로 너를 꼭 잡고 싶어
가만히 또 나의 마음 설레게 한 너인 듯
소설 속에 나타난 작은 은유보다도
조금 더 확실한 의미로
내 삶 속에 다가와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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