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비쳐 번진 밤, 손에 담아 올리면
문득 흘려버린 넌, 눈에 남아 있어요. 눈에 남아 있어요.
물에 젖어 안긴 밤, 가만 들여다보면
잡아낼 수 없는 넌, 어디에도 없어요. 어디에도 없어요.
말을 거는 소리에 귀를 담가보면은
어디론가 이끌려 익숙한 풍경 위로 휘도는 강물
말을 거는 소리에 귀를 담가보면은
말을 거는 소리는
어딘가로 흩어져 가는 저 분말처럼
어딘가로 이어져 가는 너와 나처럼
소리 없는 곳에서
소리 없는 곳에서
흔적 없이 사라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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