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밤 한 꺼풀을 벗겨다오
누런 방 손 내리쳐 적셔다오
한 동안 눈에 익어 담담한 풍경에도
좁은 방 한 꺼풀을 벗겨다오
젖은 밤 소나기 쳐 적셔다오
한 동안 눈에 흘러 담담한 얼굴에도
그래, 알아
떠날 수 없는 걸 잘 알아
저기 모서리 걸린 너의 흔적마저도
씻어낼 수 있다면
닦아낼 수 있다면
그래, 오늘 밤
저기 바닥에 흘린 너의 향기마저도
씻어낼 수 있다면
닦아낼 수 있다면
오늘 밤 나를 들어 벗겨다오
마른 몸 네 입으로 적셔다오
적셔다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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