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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mulgwaumm

음악취향Y, [Single-Out #388-1] 물과음 「퇴적」



[김병우] 레이어를 충분히 쌓고 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킥이 강조된 비트로 마무리를 은은하게 비튼다. 퇴적에서 부패하다가 다시 '너를 찾기 위한 발버둥'이 자유로운 공간을 헤엄치게 만든 원동력임을 비트가 첨가된 후반부로 은유한다. 그저 부유한 채로 썩어가는 것에 대한 불안을 어떤 자의식 과잉도 없이 천천히 풀어낸 대목도 좋지만, 비트로 대목을 천천히 부각시키며 종래에는 전혀 다른 미감을 창안하는 사려깊은 끈질김이야말로 이 곡의 진정한 미덕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제대로 발휘되기에, 후반부의 감격어린 대목도 짠하게 느껴진다. ★★★☆

[조일동] 부유하는 전자악기가 만드는 앰비언트 사운드 연출 사이로 공간감을 강조한 미성과 저음으로 읊조리는 목소리가 포개진다. 섬세한 울림을 연결한 연주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위에 은근히 훅을 가진 보컬 멜로디가 슬그머니 흘러간다. 조금이라도 보컬 진행에 익숙해질까 기대를 살짝 비껴가는 진행이 청자로 하여금 오히려 더 귀 기울이게 만든다. 차분한 음악임에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구성미로 6분이 넘는 시간을 순삭 시킨다. 5초짜리 훅이 연속되지 않아도, 리듬을 쪼개고 억지로 얹어대지 않아도, 음악은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신비롭다. ★★★☆

[차유정]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는 의미를 예민한 텐션으로 들려주고 있다. 신비함과 오묘함이라는 감정을 기본으로 깔아두고 그 안에서 맑음과 둔탁함을 서사시처럼 구체화시키며 써내려가는 방식이 진득하게 느껴지면서도 유혹을 부르는 선율처럼 들리기도 한다. 정갈함과 깨끗함속에 무의식적인 혼란을 잘 표현한 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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